
60/40 포트폴리오 백테스트를 볼 때 많은 사람이 먼저 묻는 것은 하나입니다. 결국 주식 100%보다 더 많이 벌었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그런데 실제 투자에서는 그보다 먼저, 큰 하락장에서 내가 계속 들고 갈 수 있는가가 더 크게 다가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60/40은 주식 100%를 이기는 전략이 아니라, 주식 100%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쓰는 전략에 더 가깝습니다. 이번 계산에서도 주식보다 덜 벌었지만 훨씬 덜 깊게 빠졌습니다.
이번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라 데이터 해석 글입니다. 숫자를 늘어놓기보다, 이 전략이 언제 버티기 쉬웠고 언제 기대보다 약했는지를 실제 체감에 가깝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번 계산의 기준
이번 계산에서는 미국 주식 프록시로 VFINX, 미국 채권 프록시로 VBMFX를 사용했습니다. 둘 다 adjusted close 기준의 긴 시계열이 있어 1980년대 후반부터 비교가 가능합니다. 60/40 포트폴리오는 이 두 자산을 60%와 40%로 담고, 매월 말마다 다시 60/40 비중으로 맞추는 방식으로 계산했습니다.
- 가격 데이터: Yahoo Finance adjusted close for VFINX and VBMFX
- 분석 구간: 1986-12-31부터 2026-04-30까지 473개 월말 관측치
- 리밸런싱: 월말 기준 60/40 재조정
- 비교 대상: 60/40, 주식 100%, 채권 100%
- 미반영: 세금, 환율, 수수료, 슬리피지
즉, 이번 결과는 어디까지나 미국 주식 + 미국 채권의 장기 기본형입니다. 한국 투자자의 실제 세후 원화 수익률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은 아닙니다.
왜 60/40이 오래 거론됐을까
60/40은 최고 수익률을 노리는 전략이 아닙니다. 주식이 성장 엔진 역할을 하고, 채권이 충격 완화 장치 역할을 하면서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만드는 절충안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 전략의 핵심은 얼마나 많이 벌었나보다 끝까지 들고 가기 쉬운가에 있습니다.
주식 100%는 빠르게 달릴 수 있지만 넘어질 때도 크게 넘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채권 100%는 덜 흔들릴 수 있지만 장기 성장력은 아쉬울 수 있습니다. 60/40은 그 둘 사이에서 수익과 고통의 균형을 맞추려는 구조입니다.
수익률만 보면 의외로 평범하다
1986년 말에 1만 달러를 넣고 2026년 4월 말까지 굴렸다고 가정하면, 연복리 수익률은 주식 100%가 약 11.16%, 60/40이 약 8.97%, 채권 100%가 약 5.04%였습니다. 수익률만 보면 60/40은 주식보다 낮고 채권보다 높은, 말 그대로 중간에 위치했습니다.
이 점은 분명히 인정해야 합니다. 다만 60/40은 주식을 이기기 위해 만든 전략이 아니라, 주식의 성장력을 일부 유지하면서도 흔들림을 줄이기 위해 만든 전략입니다. 그래서 수익률 숫자 하나만 보면 전략의 목적을 놓치기 쉽습니다.

버티는 문제는 여기서 갈린다
이번 계산 기준 최대 낙폭은 주식 100%가 약 -50.97%, 60/40이 약 -32.53%, 채권 100%가 약 -17.53%였습니다. 주식 100%는 반 토막이 났고, 60/40도 아프지만 그래도 30% 초반 손실에서 멈췄습니다.
숫자 차이는 약 18%포인트지만, 실제 투자에서 느끼는 차이는 더 큽니다. 계좌가 반 토막 나는 구간에서는 많은 사람이 계획을 바꾸고, 바닥 근처에서 포기하기도 합니다. 60/40의 장점은 몇 퍼센트 더 버는 데 있다기보다, 무너질 때 투자자를 덜 무너지게 만드는 데 있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2008년에는 채권이 버팀목이었다
2008년 금융위기 해에 60/40의 연간 수익률은 약 -22.12%였습니다. 같은 해 주식 100%는 약 -37.02%, 채권 100%는 약 +5.09%였습니다. 이 구간에서는 채권이 주식 손실을 상당 부분 완충해 주면서 60/40의 장점이 아주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주식 100%와 60/40의 차이는 약 15%포인트였습니다. 이 정도 차이면 단순한 그래프상의 차이가 아니라, 하락장 한복판에서 계획을 유지할 수 있느냐에 실제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차이입니다. 그래서 60/40은 오랫동안 버티기 쉬운 기본형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2022년에는 기대가 빗나갔다
2022년은 60/40 회의론이 커진 대표적인 해였습니다. 연간 수익률은 주식 100%가 약 -18.24%, 60/40이 약 -15.95%, 채권 100%가 약 -13.24%였습니다. 주식이 빠질 때 채권이 예전처럼 세게 받쳐 주지 못하면서 60/40의 방어력도 평소보다 약해졌습니다.
이 장면이 불편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많은 사람이 기대했던 충격 흡수가 생각보다 약하게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다만 60/40은 모든 위기에서 자동으로 안전한 전략이 아니라, 주식과 채권이 함께 약세인 환경에서는 생각보다 평범하게 아플 수 있는 전략입니다. 2022년은 그 약점을 드러낸 해에 더 가깝습니다.
길게 보면 성격이 더 분명해진다
한 구간의 시작점만 보면 운이 섞입니다. 그래서 10년 롤링 CAGR도 같이 봤습니다. 이번 계산에서 60/40의 10년 롤링 연복리는 최저 약 0.29%, 최고 약 15.17%, 최신 구간은 약 9.66%였습니다. 시작 시점에 따라 체감 성과가 꽤 달랐다는 뜻입니다.
다만 큰 그림에서는 성격이 분명합니다. 60/40은 주식 100%보다 수익률의 폭이 덜 극단적이고, 채권 100%보다는 성장 쪽으로 더 기울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전략은 최고 수익률 경쟁보다 너무 한쪽으로 기울지 않게 만드는 기본 골격으로 이해하는 편이 더 맞습니다.

지금도 쓸 만한 전략일까
질문을 나누면 답이 분명해집니다. ‘주식 100%보다 항상 더 좋은가’라는 질문이라면 답은 아니오입니다. 하지만 ‘주식만 들고 가기 버거운 사람에게 여전히 의미 있는 기본형인가’라는 질문이라면 답은 꽤 그렇습니다.
- 주식 100%보다 낙폭을 줄여 준다
- 채권 100%보다 장기 성장력을 더 기대할 수 있다
- 구조가 단순해서 자산배분 입문용으로 이해하기 쉽다
- 다만 인플레이션 충격처럼 주식과 채권이 같이 약한 환경에서는 약해질 수 있다
즉, 60/40은 죽은 전략이라기보다 강한 환경과 약한 환경이 더 또렷하게 드러난 전략에 가깝습니다. 이 점을 이해하고 쓰면 여전히 의미가 있지만, 모든 국면에서 자동 방어를 기대하면 실망하기 쉽습니다.
이 백테스트가 말해주는 것과 말해주지 못하는 것
이번 결과는 주식과 채권을 섞었을 때 장기적으로 흔들림이 줄어드는 경향, 2008년 같은 위기에서는 완충 효과가 컸다는 점, 2022년 같은 국면에서는 방어력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반대로 미래에도 같은 관계가 반복된다는 보장, 한국 투자자의 실제 원화 세후 수익률, 더 넓은 글로벌 자산배분 효과까지는 보여 주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 백테스트는 정답표가 아니라 해석을 도와주는 기준선으로 보는 편이 맞습니다. 공식 메타데이터는 Vanguard VFINX, Vanguard VBMFX 페이지를 기준으로 확인했고, 가격 데이터는 Yahoo Finance VFINX history와 Yahoo Finance VBMFX history를 사용했습니다.
결국 핵심은 덜 무너지느냐다
60/40 포트폴리오는 주식 100%보다 덜 벌었지만 훨씬 덜 깊게 빠졌습니다. 2008년에는 그 장점이 강하게 드러났고, 2022년에는 그 약점도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이 전략을 볼 때는 ‘지금도 정답인가’보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하락 폭과 그 대가로 포기할 수 있는 수익이 무엇인지를 함께 보는 편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관련 글로는 S&P500 ETF 백테스트: 적립식 투자와 장기 보유 성과를 데이터로 보기도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